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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한글 궁체, 보물 『역주 곤전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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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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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한글 궁체, 보물 『역주 곤전어필』로 되살아나다

 

한글서예연구회, 효의왕후의 친필에 담긴 정신과 예술적 가치를 조명한 연구서 출간

 

조선 왕실의 품격과 정신이 깃든 한글 궁체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조명하는 연구서가 출간됐다.

 

역주 곤전어필 표지

 

한글서예연구회(회장 조주연)는 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비 효의왕후 김씨(1753∼1821)가 직접 필사한 보물 『곤전어필(坤殿御筆)』을 연구하고, 그 역사적·문헌적·예술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연구 성과를 출간했다.

『곤전어필』은 효의왕후가 「만석군전」과 「곽자의전」을 직접 필사하고, 그 동기와 목적을 발문에 기록한 귀중한 자료다.

2020년 12월 22일 보물 제2087호로 지정되었으며, 공식 명칭은 ‘효의왕후 어필 및 함’으로 현재 국립한글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특히 왕실 여성의 글씨가 안부를 전하는 편지 형식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효의왕후는 역사적 인물의 전기를 직접 필사하고 그 뜻까지 구체적으로 밝힌 자료라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만석군전」은 한나라의 석분과 그 가문이 보여 준 충후함과 신중한 처신을, 「곽자의전」은 당나라의 명장 곽자의가 보여 준 공적과 근신·겸양의 정신을 담고 있다.

효의왕후는 이 두 인물의 덕목을 본받아 쇠락한 가문에 대대손손 귀감으로 삼고자 했다.

이는 글씨를 통해 선현의 삶을 배우고 그 가르침을 후대에 전하려 했던 왕후의 정신을 잘 보여 준다.

『곤전어필』은 필사 시기와 번역자, 필사자 및 제작 목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학술적 가치가 높다.

관련 발문에 따르면 1793년 효의왕후가 역대 사기를 직접 옮겨 쓰고 있었으며, 이듬해인 1794년 조카 김종선이 번역한 「만석군전」과 「곽자의전」을 바탕으로 필사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조선 후기 왕실의 독서와 한문 번역, 한글 필사 문화의 실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효의왕후 어필 제첨과 함 보물2037호

 

글씨 또한 주목할 만하다. 전체적으로 단정하면서도 유려한 흘림체를 바탕으로 부드러움과 굳셈이 조화를 이루며, 안정된 글자 구성과 자연스러운 행의 흐름에서 숙련된 운필 능력이 돋보인다.

절제된 필치 속에 드러나는 균형과 품격은 효의왕후의 기품을 짐작하게 하며, 18세기 궁중 한글서예의 풍격과 서사 기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

 

한글서예연구회 28년간 이어 온 연구의 결실, 한글서예의 가치를 미래로

 

1998년 발족한 한글서예연구회는 우리 글씨의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탐구하며 꾸준히 연구 성과를 축적해 왔다.

서울대학교 김진세 선생과 함께 궁체 소설을 비롯한 한글서예 이론을 연구하며 『궁체 이야기』, 『조선시대 문인들과 한글서예』, 『조선왕조실록으로 보는 한글 궁체사』 등을 출간했다.

이후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연세대학교 홍윤표 선생과 함께 15세기 한글 자료를 폭넓게 살펴보았으며, 『훈민정음 해례본·언해본』, 『월인천강지곡』 상권, 『석보상절』 권6, 『용비어천가』, 『월인석보』 권1 등을 연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15세기 한글서예사』와 『16세기 한글서예사』를 펴내 한글서예사의 체계적인 정립에 힘써 왔다.

 

2025년부터는 한림대학교 김명준 선생과 함께 가사 문학을 공부하던 중, 보물 『곤전어필』의 존재와 가치를 알게 되면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특히 이 자료의 보물 지정을 위해 열정을 쏟았던 경기대 이정자 겸임교수의 안내와 국립한글박물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며, 「곽분양전」 특강을 맡은 강원대학교 유춘동 선생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의 도움이 더해졌다.

또한 중국어 원전과 관련 문헌을 확인하기 위해 『사기』·『한서』·『구당서』·『신당서』 등을 살피며 연구에 힘을 보탠 회원들의 열정이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조주연 회장은 “선조들이 남긴 좋은 글씨를 감상하고 직접 익히는 과정에서 우리는 전통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새로운 발전과 성취를 이룰 수 있다.”며 “『곤전어필』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우리 한글서예의 아름다움을 후대에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정자 교수는 해제를 통해 “『곤전어필』은 필사 시기와 주체가 명확한 현전 실물로서, 18세기 궁중 한글서예의 풍격과 서사기법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 자료”라고 그 가치를 평가했다.

 

이번 책은 한글서예연구회를 발족하고 수업 현장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후학을 이끌었던 故 샌날 조성자 선생에게 헌정되어서 선생이 남긴 연구와 교육의 뜻을 이어 한글서예의 발전에 힘쓰겠다는 후배들의 존경과 다짐을 담았다.

보물 『곤전어필』은 18세기 왕실 한글의 실제 모습을 보여 주는 귀중한 친필 자료이자, 역사와 문학, 언어와 서예가 하나로 만나는 문화유산이다.

이번 출간은 그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동시에, 선조들이 남긴 글씨가 과거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오늘의 배움과 예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한글서예연구회는 앞으로도 우리 고유의 한글 문화유산을 꾸준히 연구하고 알림으로써 한글서예의 역사적 깊이와 예술적 아름다움을 널리 전하고, 그 가치를 미래 세대에 계승해 나갈 계획이다.

 

2026 한글서예연구회 회원 

한뉘 조주연  꽃담 이정자  소운당 이승진   수연 김진숙  소담 허갑균  진아 정창열  달무리 차부자  솔담 신현애  이현 홍나래   은당 김이정


자료 제공: 한글서예연구회

회장: 조주연   문의: 한글서예연구회 (010-3704-6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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